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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는 다르게 굉장히 다크한 작품으로 성실하고 착한 수남(이정현)의 수난기를 다뤘다. 이름 노린 걸까?
수난을 계속 겪는 여성의 이름이 수남인 것을 보아 충분히 그런 것일 수도 있다고 여겨짐.
수남은 취업을 목적으로 고등학생 때 벌써 열개가 넘는 자격증을 취득했으나
졸업할 무렵 컴퓨터가 등장해서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
그래도 수남은 졸업 후 공장에 취업한다. 그리곤 거기서 한 남자를 만나 결혼도 한다.
가난한 두 남녀의 만남.. 그래도 마냥 행복한 신혼부부였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의 청각에 문제가 생긴다.
수술에는 큰 비용이 들었고 남편은 수술 대신 집을 사자고 하지만 결국 아내의 고집에 못 이겨 수술을 받게 된다.
어느 날, 귀에 이식한 인공 와우 기계에 문제가 생겨서 기계음이 크게 나게 되고 잠시 정신을 팔린 사이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일어난다.
수남의 불찰로 손가락 접합 수술을 하지 못하고 장애인이 된 남편.
남편의 꿈 내집 마련을 이루기 위해 홀로 밤낮없이 쓰리잡 포잡 뛰는 수남.
결국 대출까지 받아 집마련에 성공했지만 아내의 부르튼 손을 보고 자살을 시도하는 남편.
뒤늦게 발견한 아내가 천장에 매달린 남편을 끌어내리지만 도중에 끌어내려 식물인간이 된다.
병원비를 대려 더 많이 일하는 수남...
그 와중에 수남의 집이 재개발 되어 집값이 오를 거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지만..
주변 동네의 반발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열심히 동의 서명을 받으러 다니는 수남.
힘들게 받은 수백명의 서명은 반대파에 의해 무용지물이 되고, 폭행까지 당한다.
영화 전반에 걸쳐 수남에게 온갖 괴로운 고난이 찾아와서 안타까웠다. 이정현 배우의 체구가 가녀리고 얼굴까지 동안이라 더 안타까웠다. 저런 고통을 저런 가녀린 몸으로 어떻게 건뎌나갈까 싶으면서..
사건들만 두고 보면 참 어둡지만 코미디적인 요소가 은근히 있어서 마냥 축 쳐지지는 않는 영화다.
상담사나 분노조절장애를 앓는 세탁소사장 등 독특하면서 과한 설정의 캐릭터들이 있어서 더 재미가 있었는데
과하다고 보기 싫거나 부담스럽진 않았고 연극처럼 느껴지는 포인트들이 있어서 흥미진진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제목처럼, 잔혹동화적인 분위기가 깔려있다. 마냥 착실한 주인공이 착실함만으론 되지 않는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세상에 던져진 것도 제목에 알맞다.
한없이 어두운 스토리지만 코미디와 연극적 요소를 통해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였다.
#왓챠플레이에서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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