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는 새벽시간이지만 대담하게도 대단지 아파트 한 가운데서 사람을 무참하게 살해한다. 주인공 상훈(이성민)은 새벽에 늦게 귀가했다가 자택에서 그 장면을 목격한다.
불이 켜지는 바람에 살인자도 그 사실을 알게 된다. 상훈의 집까지 확실하게 확인한다. 그 후로 살인자는 상훈의 집을 맴돌며 신고하면 죽이겠다는 무언의 사인을 보낸다.
설정은 아주 흥미로운데 이야기 풀어내는 방식이 많이 아쉽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지만 그럼에도 가려지지 않는 시나리오의 허접함.
주인공의 행동에 개연성이 없다. 주택가에서 사람을 죽이는 또라이 살인마인데 당장 신고하고 신변보호 받을 생각은 안하고 주소 노출되어 가족들까지 위험에 빠진 상황에서 혼자 전전긍긍하며 마음만 졸인다.
아무리 대출 끼고 마련한 첫 집이라도 가장으로서 말도 안되는 행동이다.
한강뷰 아파트를 영끌해서 사도 저런 짓은 안한다. 목숨이 중요하지. 내 목숨만 아니라 가족 목숨도 달렸는데..
그리고 진부한 전형적인 캐릭터가 많다.
1.걍 사람 죽이는거 좋아하는 살인마 2.이기적인 주민(주로 아줌마) 3.결국 희생당하는 착하고 따뜻한 이웃
4.정의에 불타는 경찰(특:혼자 일함)
너무 평면적인 캐릭터들과 진부한 장면들. 한국 스릴러 클리셰 종합 세트 시킨줄 알았다.
또 다른 목격자였던 4층 여자가 신고를 하려다 실종되자(살해당함) 남편이 실종 전단을 아파트 곳곳에 돌리는데
아파트 주민(아줌마)들이 집값 떨어진다고 이를 방해한다. 목격자로 추정되는 또 다른 이는(또 아줌맠ㅋㅋ) 주인공 무시함.
서로에게 관심없는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 현대 사회를 보여주고 싶은 건 알겠는데 전혀 효과적인 이야기 방식이 아니었다. 그저 웃음만 나올 뿐.. 결말에 이르러선 화도 났다.
<결말 스포주의>
결국 주인공이랑 살인자가 아파트 뒷산에서 한 판 붙는데 주인공이 이기고,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나 범인이 죽인 수십구의 시체들이 발견된다. 그리곤 평화로운 아파트를 보여주며 끝난다.
사람들이 죽어간 산 vs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대조시킴으로서 단절된 현대 사회를 표현하는 것 같다.
하고 싶은 말도 많은 거 같고 장르적 재미도 잡고 싶었지만 결국 클리셰 범벅이 되어 믿을 수 없이 촌스러웠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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