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옴니버스 SF드라마 블랙 미러의 에피소드 중 하나인 블랙 뮤지엄입니다. 시즌 4의 마지막 화(6화) 에피소드로서 가장 감명깊게 본 작품이라 꼭 리뷰해보고 싶었습니다.
몇 개를 제외하면 지루한 에피소드들이 많아서 다 안보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블랙 뮤지엄을 최고의 에피소드로 꼽는 걸 보면 저만 제일 좋았던 건 아닌가봅니다.
한 에피소드에서 총 세가지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총 세번에 나눠 포스팅 할 생각입니다.

<내용 전반과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 포함>

주인공 니시는 여행하던 중 차 연료가 떨어져 충전소에 들릅니다. (배경이 되는 미래에서는 차가 태양광으로 갑니다)
태양열 충전기를 올리고 완충되기까지 시간이 남아 주변을 둘러보다가 충전소 옆에 '롤로 헤인즈의 블랙 뮤지엄'이라는 수상한 박물관을 보게 됩니다. 호기심이 생긴 니시는 그곳을 들르고, 박물관 소장은 그녀를 격하게 반깁니다.

그 곳은 실제로 범죄와 연관된 물건이 전시된 곳이였습니다.
소장 롤로 헤인즈는 니시에게 물건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첫번째로 보여준 물건은 '공감 진단기'로 양파망처럼 생긴 저 기계를 머리에 씌우면 그 사람의 감각을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박물관 소장 롤로헤인즈가 병원의 연구원으로 있었던 과거에 개발한 기계로 다른 연구 중 탄생하게 된 부산물입니다. 롤로 헤인즈는 병원의 유능한 젊은 의사 '도슨'에게 기계를 사용하길 제안하죠.
당시 도슨은 의식을 잃은 환자에게 증상을 듣지 못해 환자를 허무하게 잃게 되는 사건을 겪은 후였습니다. 구체적인 증상을 듣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싶다는 바램이 있었던 그는 헤인즈의 제안을 받아 들이고, 공감 진단기를 이용해 환자들을 진료하게 됩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환자의 감각을 그대로 공유해 그가 가진 의학지식으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을 살려 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죽음을 앞둔 응급환자가 실려오게 되고 도슨은 공감 진단기를 사용했지만 환자는 손쓸 새도 없이 죽어버리고 맙니다. 문제는 도슨이 그 사람의 죽음의 고통까지 함께 느껴버린 것인데요. 사망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엔도르핀은 도슨에게 강력한 자극이 되었습니다.
그 뒤로 도슨은 자극에 목말라 합니다. 진료를 위해 써왔던 공감 진단기를 이젠 자신의 쾌락을 위해 사용합니다.
공감 진단기를 사용하면 대상의 감각은 똑같이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 자신의 몸엔 어떤 무리도 가지 않기 때문에
그는 점점 더 강도 높은 자극을 위해 중환자의 감각을 공유하려 하죠.
주변인들은 그의 잘못된 행동들을 눈치채게 되고, 도슨은 병원에서 근신 처분을 받게 됩니다.
더 이상 자극을 느끼지 못하자 미쳐버린 도슨은 자해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극한의 공포'라는 큰 자극은 만들어낼 수 없었기에 그는 거리로 나갑니다.

그리곤 노숙자에게 공감 진단기를 씌우고, 드릴로 잔인하게 살해합니다.
엄청난 공포와 고통에 극한의 오르가즘을 느끼게 되어 도슨도 식물인간이 되고 맙니다.
병실 침대에 누워 있는 도슨.. 오르가즘은 지속되는지 무언가가 꼿꼿하게 계속 서있습니다..
블랙 뮤지엄의 첫번째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납니다.
순수하게 환자를 생각했던 젊은 의사가 마조히스트 쾌락주의자로 변해가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조히즘적 쾌락을 위해 끝내는 새디스트까지 되어버리는.. 멀티플레이어 도슨.
뭐든 자극은 적당히 즐기는 게 좋겠죠. 마치 불닭 볶음면으로 시작해 땡초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걸로 모자라 이젠 캡사이신 소스와 핵불닭 소스까지 둘러 먹는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도슨의 경우는 너무 큰 자극을 한번에 받아버리니 그 후의 인생이 미음처럼 심심해서 견딜 수 없었겠다 싶지만 다시 또 심심하게 살다보면 익숙해질텐데 왜 자해에 이어 살인까지 ㅠㅠ 바보..
어쨌든 재미있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들도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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